판타지 뽀바모아를 출시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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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뽀바모아 Google Play

1인 개발에 뛰어들다

1년 반 이상을 유니티를 공부하며 개발해온 저의 첫 게임인 판타지 뽀바모아를 2017년 10월 2일, 드디어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1인 개발자가 된 계기는 석사과정 2년차에 접어들 무렵, 연구실의 친한형이 학부시절에 소규모로 팀을 이뤄 창업지원을 받으며 게임을 출시 했던 얘기를 해주었던게 제게 자극이되었습니다. 만들었던 게임을 보여줬는데 아케이드 형식의 간단한 게임이었습니다.

 

 

3인이 개발해 2013년 쯤 출시한 고슴도치의모험이란 게임인데 반응도 괜찮았고 수입도 좋았다고합니다. 플레이를 한번 해보고 참 재밌다 라고 느끼긴했지만.. 그래픽적 요소가 굉장히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필자는 코찔찔이 꼬맹이시절 부터 교과서 구석을 도화지삼아 그림을 즐겨그려왔기에, 나름 케릭터 디자인 같은건 ‘그래도’ 자신이있었고 둘이서 한번 게임 만들어 보지 않겠냐 제안을 했었죠. 형은 취업준비가 코앞이던 시기였고, 자신이 취업에 미끄러진다면 승낙하겠다 했었습니다. 아쉽게도.. 취업을 하셔버렸습니다. (좋은 곳에 취직하셨지만, 분하다..!)

때문에 게임 개발은 포기하게 되었고 일단은 저도 석사과정을 무사히 끝냈습니다.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자소서와 씨름하고 인적성과 씨름하고, 하지만 한편으론 끝내 개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였었습니다.

그 와중 1인개발을 하시는분들이 있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코딩이야 학부시절부터 해왔고 디자인쪽도 혼자 해볼만 하겠다 싶어서 취업을 포기하고 1년 반 전, 진지하게 1인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고생의 시작)

1인 개발의 시작

어떤게임을 개발할지는 처음 게임개발에 관심이 생겼을 무렵 생각해둔게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스타와 워3 유즈맵을 특히 좋아했었고, 랜덤 디펜스장르를 모바일로 해보자 생각했었습니다. 그중 조합하는 장르를 모티브로 삼고 모바일이기에 좀 더 심플하게 구상해보자 하였구요.

진지하게 하고자 마음먹고 가장 먼저 한 것은, 모든 공부의 기본(?)인 책을 샀습니다. 서점에서 내용을 훑어보면서 괜찮아 보이는 책 2권을 구매했고 유니티를 익히는데 시간을 들였습니다. 코딩은 해왔던거라 어떻게 보면 같은 연장선이긴 하지만, 게임이란 분야는 또 소프트웨어 분야랑 많이 달랐습니다. 유니티가 간편해 접근성이 쉽긴하나 게임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고, 아쉽게도 책들은 그런부분보다 유니티 사용법에 초첨이 더욱 맞춰져있어서 결국은 구글신과함께 공부를 하게되었습니다.  공부를 병행하며 프로토타입 제작을 시작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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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뽀바모아 프로토타입

게임의 그래픽요소는 모두 직접 그렸습니다. 처음 프로토개발 당시에는 대략 6년쯤 쓰고있는 아이패드2 Paper 앱으로 간단한 스케치 후 색을 입히는 방법으로 작업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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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로 그린 해골 스케치

이런식으로 영웅 및 몬스터들을 대략 10마리 가량 그려나갈 때 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타블릿을 구매했고, 타블릿으로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자 했었어요.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않고 욕심은 커져 간단하게 가자하던 것과 달리 디자인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양을 줄이고자몬스터들의 앞, 뒤 이미지는 삭제하고 좌우 이미지만 그려냈습니다. 그래도 심플에서 다소 올라간 퀄리티로인해 아주 많은 시간을 그림에 들였네요. 어디서 배운게 아니라 요령이 없기에…

여튼, 디자인 요소는 모두 직접 그려냈고, 개발도 직접하고 사운드 영역은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무료로 사용 가능한 자원들을 이용했습니다.

Freesound.org는 각종 이펙트 사운드가 많아 저작권을 잘 확인한 후 받는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게 많았습니다. 그리고 Jukedeck은 머신러닝을 이용해 음악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데, 일레트로닉, 어쿠스틱, 락 등 여러장르를 클릭 몇번으로 쉽게 만들어줍니다. 기업이 아닌 개인/개인사업자는 5곡이 무료인가 그렇습니다. Freesound를 통해 공격, 스킬, 몬스터 등의 효과음에 사용했고 Jukedeck으로 Bgm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초기개발이 무난히 흘러가는것 같았으나.. 작게작게 스케줄을 작성하지 않고 오늘할일, 해야할일 정도로만 구분하며 개발을 진행했었어요. 일정한 속도로 무난히 개발했다면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진 않았을텐데… 제대로된 스케줄을 만들지 않았던게 제게 큰 화를 불렀습니다.

초반에 너무 불이 붙었던 나머지 번아웃이 왔었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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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개발 중 찾아온 시련

번아웃 증후군.. 너무 일에 에너지를 한번에 쏟아버리면,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는 말 처럼 모든 의욕이 사라져버리는 무서운 증후군입니다. 번아웃이 찾아오고.. 오늘은 좀 쉬자.. 내일이 되었을 땐, 너무 힘들다.. 오늘 하루만 더 쉬자.. 이런식으루 의욕이 싹 사라지는 현상이 오더군요. 새삼 지금 글을 적으며 스케줄을 잘 관리한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낍니다.. 이렇게 찾아온 번아웃 증후군은 다시 회복해도 또 금방 번아웃해버리는.. 좋지 못한 시기를 오래 보냈습니다.

의욕도 잃고, 현재의 상황이 내 주변 지인들과 비교하면서 인생을 한탄하고,  나이는 먹어가는데 결혼은 언제하나..하는 생각과 명절이 되면 친척들 눈치봐야하는 상황을 또 생각하면 더욱 우울해지면서 우울증도 겪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많은 시간동안 개발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게임을 출시 한 지금은 과거 이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저때 빨리 회복해서 했었더라면.. 하는 생각들이요. 저 이후로 회복한 뒤 부터는 초기에 개발하던 만큼의 속도는 내지 못하였으나 꾸준히 개발을 했고 “출시만 하자”하던 목표를 끝내 이루었습니다.

1인 개발의 끝이보인다.. 출시 준비 시간

게임 개발이 어느정도 되고 막바지에 밸런스 테스트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혼자는 테스트 케이스가 너무 작기도 하고해서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의욕적으로 해주는 분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 와중 중학생 때 부터 친했던 친구(갱화니야 고맙다!) 가 정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습니다. 저보다도 의욕 넘치게 어떤 부분이 안되는지, 어디가 밸런스가 안좋은지 등을 캐치해주었고 덕분에 혼자였다면 더 늦어졌을 출시를 빨리하게 되었습니다. 친구의 큰 도움을 얻고 출시에 앞서 필요한 서류들( 사업자 등록증, 통신판매업신고증) 등 을 준비하였고, 2017년 10월 2일 제 게임이 우선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먼저 출시했습니다.. 참 오래걸렸고 또 과거를 회상하며 글을 쓰는데도 울컥하기도 합니다. 볼륨이 큰 게임은 아니지만, 온전히 제손을 통해 나왔다는거에 큰 기쁨을 느낍니다. 많은 분들이 해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이상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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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환경..너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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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그렸으나 퇴짜 맞은 로딩배경 (사자왕 얼굴만 아이콘으로 살아남았..)

끝으로..한참을 나를 믿고 기다려준 여자친구야.. 고맙고 정말 사랑해.